헬스장 등록만 수십 번
새해가 되면 항상 다짐합니다. 올해는 꼭 운동을 시작하겠다고요. 헬스장 등록을 하고 운동복과 신발도 새로 삽니다. 처음 일주일은 의욕에 차서 매일 헬스장에 갑니다. 하지만 이 주가 지나면 일이 바빠진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점점 가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한 달이 지나면 헬스장 회원권은 지갑 속에서 먼지만 쌓이고, 새로 산 운동복은 옷장 깊숙이 처박혀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몇 년 동안 반복되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실망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꾸준히 운동을 하는 걸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깨달은 것은 문제가 의지력이 아니라 방법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너무 큰 목표를 세우고,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니 몸도 마음도 버티지 못했던 겁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접근하면 누구나 운동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동 습관이 필요한 진짜 이유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나 멋진 몸매를 위해 운동을 시작합니다. 물론 이것도 좋은 동기입니다. 하지만 겉모습의 변화만을 목표로 하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체중계 숫자가 줄지 않으면 좌절하고, 빠른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동기를 잃습니다. 제가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된 것은 목표를 바꾸면서부터였습니다.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건강과 에너지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수면의 질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곤 했는데,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침대에 눕자마자 깊이 잠들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납니다. 하루 종일 느끼는 에너지 레벨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오후만 되면 졸렸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하루 종일 활기차게 지낼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들이 운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진짜 동력이 되었습니다.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운동하는 동안 분비되는 엔도르핀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 운동을 하면, 그날의 스트레스가 땀과 함께 흘러나가는 느낌입니다. 운동이 단순히 몸을 만드는 활동이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한 투자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운동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낮은 강도부터 시작하기
운동 습관 만들기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매일 한 시간씩 고강도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몸도 적응하지 못해 다치기 쉽고, 정신적으로도 부담스러워 포기하게 됩니다. 저도 예전에는 헬스장에 가면 무조건 한 시간은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십 분만 걷기로 시작했습니다. 회사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누가 봐도 웃을 만큼 쉬운 목표였지만, 중요한 건 매일 실천한다는 것 자체였습니다. 이렇게 일주일을 하니 몸이 움직이는 것에 익숙해졌고, 운동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이십 분으로, 그리고 삼십 분으로 조금씩 늘려갔습니다.
강도도 천천히 높였습니다. 걷기에 익숙해지면 빠르게 걷기를 추가하고, 그다음에는 가벼운 조깅을 섞었습니다.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니 부상도 없고 지속하기도 훨씬 쉬웠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은 조깅을, 이틀은 근력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 수준까지 오는 데 육 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쌓아올린 습관이 지금은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찾기
모든 사람이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의 종류는 정말 다양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입니다. 재미없는 운동은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처음에 헬스장 기구 운동이 지루해서 못 견뎠습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것도,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요가 수업을 들어봤고, 필라테스도 시도했습니다. 수영도 해보고, 배드민턴도 쳐봤습니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내가 진짜 즐기는 운동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 잘 맞더라고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헬스장 안에서 러닝머신으로 뛰는 건 지루했는데, 공원에서 풍경을 보며 뛰는 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혼자 하는 운동이 외롭다면 그룹 수업이나 동호회 활동도 좋습니다. 함께 운동하면 동기부여도 되고, 운동이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사교 활동도 됩니다. 친구를 사귀고 서로 격려하면서 운동하면 훨씬 재미있습니다. 저는 지금 동네 러닝 크루에 참여하는데,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뛰니 혼자 뛸 때보다 훨씬 동기가 생깁니다. 주말 아침마다 함께 뛰는 시간이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시간 확보하는 전략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운동을 안 하는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낮은 것입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SNS를 보고,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은 있으면서 삼십 분 운동할 시간은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운동을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으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양치질을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 않듯이, 운동도 그렇게 당연한 일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운동 시간을 캘린더에 미리 블록해둡니다. 회의나 약속처럼 정해진 시간으로 취급합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일곱 시는 운동 시간이고, 토요일 아침 여덟 시는 러닝 크루와 함께 뛰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다른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친구가 저녁 약속을 제안해도 운동 시간과 겹치면 다른 날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운동을 우선순위에 두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시간 활용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가볍게 산책하거나, 출퇴근 시간에 한두 정거장 일찍 내려서 걷는 것도 좋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면 이동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요가 매트 하나만 있으면 유튜브를 보면서 홈 트레이닝을 할 수 있습니다. 이십 분짜리 홈 트레이닝 영상도 효과가 좋습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일 뿐입니다.
동기부여를 유지하는 법
처음의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게 마련입니다. 한 달쯤 지나면 신선함이 사라지고, 운동이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이 시기를 잘 넘기려면 동기부여를 유지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저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기록하기입니다.
운동 일지를 쓰면서 매일의 운동을 기록합니다. 얼마나 뛰었는지, 어떤 운동을 했는지, 운동 후 기분이 어땠는지 간단하게 적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면 더욱 편리합니다. 러닝 앱은 거리와 속도를 자동으로 기록해주고, 한 달 동안의 통계도 보여줍니다. 이렇게 쌓인 기록을 보면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뿌듯합니다. 처음에는 이 킬로미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오 킬로미터를 편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다음 운동에 대한 동기가 생깁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막연하게 건강해지겠다는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좋습니다. 석 달 후 십 킬로미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한 달 후 팔굽혀펴기 삼십 개 하기 같은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웁니다. 목표가 있으면 훈련에도 방향이 생기고, 달성했을 때 성취감도 큽니다. 저는 작년에 하프 마라톤을 목표로 세우고 육 개월 동안 준비했는데, 완주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휴식도 운동의 일부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히 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일 운동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면 오히려 몸을 망칩니다. 근육은 운동하는 동안이 아니라 쉬는 동안 회복되고 성장합니다. 충분한 휴식 없이 계속 운동하면 부상 위험도 높아지고, 오버트레이닝 증후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매일 운동하려다가 무릎이 아파서 한 달 동안 쉬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완전히 쉽니다. 쉬는 날에는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만 하거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쉬는 날이 불안했습니다. 이렇게 쉬면 그동안 쌓은 게 다 사라지는 거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휴식일 다음 날 운동하면 몸이 더 가볍고 컨디션이 좋더라고요. 휴식이 죄책감이 아니라 필요한 회복 시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훨씬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몸의 신호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피곤하거나 아픈데도 억지로 운동하면 안 됩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때, 몸 어딘가가 이상하게 아플 때는 과감히 쉬어야 합니다. 하루 이틀 쉰다고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리하다가 크게 다쳐서 몇 달을 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운동은 평생 해야 하는 것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환경 만들기
운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실천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운동복과 신발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날 저녁에 다음 날 입을 운동복을 침대 옆에 놓아둡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입을 수 있게요. 이렇게 하면 운동 가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이 줄어듭니다. 귀찮아서 안 가게 되는 확률이 낮아지는 거죠.
집에서 운동한다면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거창한 홈짐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요가 매트를 펼쳐놓을 작은 공간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거실 한쪽 구석을 운동 공간으로 정해뒀습니다. 요가 매트와 덤벨, 저항 밴드 정도만 두었는데, 이 작은 공간이 제 홈짐이 되었습니다. 운동할 때마다 매트를 꺼내고 치우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운동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운동 친구를 만드는 것도 환경의 일부입니다. 함께 운동할 사람이 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깁니다. 혼자였다면 오늘 귀찮으니까 내일 하지 뭐 하고 미뤘을 일도, 친구와 약속이 있으면 나가게 됩니다. 저는 회사 동료와 함께 점심시간에 산책하기로 약속했는데, 이 약속 덕분에 매일 규칙적으로 걷게 되었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작심삼일을 극복한 후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는 데 평균 육십육 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 기간 동안은 의지력에 의존해야 합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귀찮아도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 운동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움직이는 단계가 옵니다.
저는 지금 운동한 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운동은 제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었습니다. 운동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찌뿌둥하고 불편합니다. 예전에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했다면, 이제는 운동하고 싶어서 합니다. 운동 후의 상쾌함과 성취감을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이 운동을 원합니다. 이것이 진짜 습관이 된 상태입니다.
운동 습관은 다른 좋은 습관들도 끌고 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다 보니 식습관도 자연스럽게 좋아졌습니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건강한 음식을 찾게 되고, 술도 줄이게 됩니다. 수면 패턴도 규칙적으로 바뀌고, 전반적인 생활 리듬이 건강해집니다. 하나의 좋은 습관이 다른 영역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하면서, 운동이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운동 습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여러 번 실패할 수도 있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합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 빠져도 괜찮습니다.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운동이 삶의 일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작은 걸음을 내딛어보시길 바랍니다.